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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이야기/스타 이모저모

'일타스캔들' 꽉 닫긴 해피엔딩, 왜 환영 받지 못하나 [스타in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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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일타 스캔들’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속 종영했다. 전도연, 정경호의 러브라인부터 입시 수험생의 고충까지 다루며 폭 넓은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지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용두사미 결말에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해피엔딩’ 임에도 오히려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 배우 전도연의 로코 복귀와 정경호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로맨스+입시 소재에 명품 배우 열연

4% 시청률로 시작한 ‘일타 스캔들’은 전도연, 정경호의 로맨스가 좌충우돌로 그려지며 유쾌함을 선사했고, 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이뤘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7%까지 기록했다. 특히 전도연, 정경호는 10살 나이차 임에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 답게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나갔고 연기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의 연기는 로맨스에만 그치지 않았다. 언니의 딸을 친 딸처럼 키우고 자폐를 앓고 있는 동생 재우(오의식 분)를 책임감 있게 보살피는 남행선(전도연 분), 1조원의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지만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설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나가며 로맨스 외의 재미와 감동도 선사했다.

또한 수험생의 고충, 사교육 과열 등도 ‘일타 스캔들’ 만의 차별화였다. ‘일타 강사’라는 소재를 다루며 그를 둘러싼 사교육 시장의 문제점과 부모들의 과도한 집착 등도 함께 다루며 로맨스 외의 재미도 선사했다.

 
◇용두사미 결말에

로맨스, 입시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며 호평 받았던 ‘일타 스캔들’은 후반부로 달려가며 삐걱대기 시작했다. 최치열과 엮인 이들이 쇠구슬로 응징 당하는 ‘쇠구슬 사건’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로맨스가 남발하며 드라마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여러 소재의 시도는 좋았으나, 풀어가는 방식이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호불호가 갈렸던 남재우, 김영주(이봉련 분)의 로맨스도 서사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었으며 ‘쇠구슬 사건’도 갑자기 범인(지동희/신재하 분)이 밝혀졌고 별다른 과정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급 마무리됐다. 특히 지동희의 극단적 선택을 눈 앞에서 목격한 최치열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도 자세히 다뤄지지 않아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등장인물을 이해하고 감정을 나누며 극에 몰입되기 마련인데, 이같은 공감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혹평이 이어진 것이다. 회수해야할 떡밥들은 많은데,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이야기들도 문제가 됐다. 특히 종영이 다 되어서야 나타난 해이(노윤서 분)의 친모(배해선 분) 사건도 극을 산만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여러 이야기들을 펼쳐놓고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과정 없이 장면 하나, 대사 하나로 마무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남행선, 최치열이 결혼을 약속하고 해이, 선재, 수아가 원하던 의대를 진학하고 재우, 영주도 열애를 시작하며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꽉 닫긴 해피엔딩으로 끝냈지만, 이 결말이 오히려 찝찝함을 남긴 이유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일타 스캔들’ 마지막회는 여러 로맨스가 담기면서 시청자들에게 해피엔딩을 주입시키는 것 같았다”며 “최치열이 학원 선생으로 승승장구 하고, 수아 엄마(김선영 분)도 학원의 상담 실장이 되는데 이런 것도 사교육을 독려하는 게 될 수도 있다. 드라마에 공교육이 사라졌는데, 드라마일 지언정 공교육의 중요성을 다뤄야하지 않나 싶다”고 짚었다.

이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가는 모습만 보여줬어도 시청자들이 공감했을 텐데, 결론을 일타 강사가 학생들에게 알려주듯 하나하나 집어주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단순 로맨스 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입시 과열·학부모의 욕심이 아이를 망치고 공교육의 붕괴로 이어지고, 결국 거기서 사회악으로 커갈 수 있다는 악순환을 로맨스라는 포장을 통해 달콤하게 짚어줄 거라 기대를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말이었다”며 “앞으로 드라마들도 시즌을 나눠서 제작을 하든,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잡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괜히 이야기를 늘리거나 과도한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가영(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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